트위터 '파랑새' 보내고 'X' 끌고 온 머스크…슈퍼앱 비전 성공할까(종합)
7월25일 해외선물 트위터 관련 뉴스,이슈 입니다. -파생광장-
일론 머스크가 24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상징인 로고를 '파랑새'를 역사 속으로 보내버렸다. 대신 검은 색 알파벳 'X'가 새로운 자리에 들어섰다. 17년간 SNS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온 트위터가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가운데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스레드와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향후 승자가 누가될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개편이 머스크의 오랜 열망이었던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비전의 현실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트위터가 가진 기존 최소 5조원 이상의 브랜드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트위터 웹사이트에는 이날 기존 로고였던 파랑새 대신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가 새로운 로고로 등장했다. 트위터는 2006년 설립 이후 파랑새를 로고로 사용해 왔다. 이후 몇 차례 문양이 바뀌긴 했지만, 2012년부터 현재의 로고는 트위터의 상징이 됐다.
트위터의 변화는 첫날부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건물 내부 사진을 확인한 결과 트위터 내부 식당에 X로고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또 회의실에는 '엑스포저(eXposure·폭로라는 뜻)', '익설트(eXult·의기양양하다는 뜻)' 등 알파벳 X를 강조하는 단어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는 발명가적 마인드를 갖고 있다"며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즐긴다"고 썼다. 그러면서 "X는 앞으로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비디오, 오디오, 메시징, 은행 및 결제 분야의 경험을 계속해서 개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자신과 머스크는 "모든 팀과 함께 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번 로고 교체는 트위터 회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머스크가 로고 교체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단행됐다. 머스크 회장은 전날 트위터에 "우리는 곧 트위터 브랜드, 점진적으로는 모든 새(새 문양)에게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같은 날 밤 본사 건물에 'X' 표시가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새로운 로고인 X는 트위터를 메시징, 지급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만들겠다는 머스크 회장의 비전이 반영돼 있다. 그는 지난해 트위터 인수 당시 "모든 것이 가능한 앱 'X'를 만들 것"이라며 의지를 내비쳤다. 또 올해 4월 트위터의 법적 사명을 '트위터 주식회사(Twitter Inc.)에서 'X법인(X Corp.)'으로 바꾸기도 했다.
머스크 회장이 리브랜딩의 위험성에도 이처럼 트위터 로고를 바꾼 건 사실상 자신의 'X 왕국' 구축을 위한 발걸음으로 해석된다. X는 머스크 회장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그가 1999년 공동 설립한 온라인 은행 'X닷컴'은 2000년 당시 간편결제 업체인 컨피니티와 합병해 페이팔이 됐다. X닷컴은 머스크 회장의 두 번째 창업 회사였다.
16년이 지난 2017년 머스크 회장은 페이팔로부터 X닷컴 도메인(X.com)을 다시 구매했다. 페이팔에서 다른 사업은 건드리지 않고 오롯이 X닷컴 도메인만 사들였다. 머스크 CEO는 이 도메인을 산 직후 트위터로 "아직 현재로서는 그 어떠한 계획도 없지만 내게는 큰 '정서적인(sentimental)' 가치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근까지 이 도메인은 사용되지 않았는데 현재 이를 입력하면 트위터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트위터를 X 왕국의 필두로 세우려는 머스크 회장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부호 머스크 회장이 보유한 다른 기업에서도 알파벳 X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머스크 회장이 최근 내놓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이름은 'xAI'로 X가 강조돼 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우주 사업 회사는 스페이스X다. 그의 대표 기업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차량 이름으로 '모델X'를 사용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스크 회장의 이번 결정을 두고 '위험한 도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파랑새는 트위터의 상징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는 시장에서 최소 40억달러(약 5조1400억원)에서 200억달러 선까지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브랜드 평가 컨설팅 회사인 브랜드파이낸스는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를 40억달러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이후 가치가 32% 떨어진 수치다. 머스크 회장이 인수한 이후 광고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그의 대대적인 변화와 각종 혼란에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가 평가한 페이스북의 브랜드 가치는 590억달러, 인스타그램은 474억달러 수준이다.
밴더빌트대는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를 또 다른 SNS인 스냅챗과 비슷한 150억~200억달러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인사이더인텔리전스의 자스민 엔버그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 "(로고가 바뀐 오늘은) 많은 트위터 사용자와 광고주에 우울한 날"이라며 "지난 17년간의 트위터가 이제는 떠났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위터의 리브랜딩은 스레드나 다른 앱이 아닌 일론 머스크가 곧 '트위터 킬러'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덧붙였다.
마케팅 및 브랜드 컨설팅 그룹 메타포스의 앨런 애덤슨 공동 창업자는 "비즈니스와 브랜드 관점에서 완전히 비합리적인 결정"이라며 "내게는 이것(트위터의 이번 로고 변화가)이 비즈니스와 브랜드가 가장 빨리 해체돼 무너지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리서치 회사 포레스터의 마이크 프룩스 부회장은 NYT에 '트위터 하다'라는 말이 일상 생활에서 쉽게 쓰이는 것을 두고 한 기업의 브랜드를 동사로 사용한다는 건 그 자체로 사회 문화로 스며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엄청난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트위터가 만든 15년 간의 브랜드 가치를 한번에 쓸어버리고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트위터 사용자가 계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성패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회장이 인수한 이후 이미 트위터가 큰 변화를 단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로고가 바뀐 것보다는 서비스 자체가 어떻게 달라질지, 사용자가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머스크 회장이 지난해 10월 인수 이후 트위터 직원을 대량 해고하고 유료 구독제인 트위터 블루 도입과 게시물 제한 등을 적용한 상황이다.
광고대행사 메커니즘의 브렌던 가한 최고사회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리브랜드에 대한 최근 발표는 광고주의 마음을 그다지 흔들지 않을 것"이라며 트위터가 결국 광고주의 마음을 잡기 위해 브랜드가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무엇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가 트위터를 겨냥해 새로운 텍스트 기반의 SNS '스레드'를 출시한 상황에서 트위터의 변화가 SNS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스레드는 이달 초 출시 직후 트위터의 '유일한 대항마'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2주 만에 일일 사용자와 사용 시간이 급감하며 자리를 명확히 잡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 에이전시 티누이티의 니 아헤네 최고전략책임자는 이번 리브랜딩이 스레드로 몰려간 관심을 트위터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광고대행사 바이너미디어의 닉 미아리티스 최고고객책임자는 "이번 리브랜딩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머스크 회장이 다양한 콘텐츠로 수백만 명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플랫폼 사용자가 이 결정을 하게끔 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트위터의 리브랜딩 발표 이후 트위터에는 '#RIPTwitter(트위터의 명복을 빈다)', '#WelcometoX(반갑다X)' 등이 태그로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