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가족모임에서 정떡을 몰아낸 사연
명절, 가족모임마다 어른들 모여서 술 딱 한두잔 들어가면
갑자기 남자 어른 한명이 'xxx(정치인 이름)은 개1새끼다' 운띄우고
한두시간 집안 어른들이 목소리 높여가며
정치인 누가누가 더 개1새끼인가
왜 나라꼴이 이런가
왜 젊은놈들은 그러는가
당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새끼는 왜 그모양인가
아테네 학당의 열띈 토론을 방불케하는 술취한 정치충들의 신명나는 휘몰이장단.
그런 명절풍경이 2년 전까지 우리집안 가족 모임이었음.
이거 멈추게 된 계기가 존나 간단한데
딱 한번 진짜 존나 시끄러울때 내가
"앞으로 정치이야기하면 만원씩 내기로 하죠"
라고 말한게 시작이었음
집안 어르신들 전부 '존나 뭐하는 후레새끼소리지 이새끼?'라는 표정으로 쳐다봤는데
"정치얘기 시작하면 너무 시끄럽고, 조용히 듣고있는 사람들은 힘든데다 맨날 싸우시잖아요"
"진영 같으신분들끼리도 싸우는데 누구 한명 다른당이면 칼부림난다 진짜. xx형 그래서 집나갔잖아요?"
"일년에 몇번이나 만난다고 가족관계 파탄나게 꼭 그렇게 정치이야기를 하셔야겠다면 돈내고 하십쇼."
"그걸로 가족모임 회비 쓰게"
라고 말했음.
삼촌이 그거 듣고 존나 어이없다는듯이
"젊은놈들 다 XXX지지하니깐 이래"
이랬는데
"어 삼촌 만원"
이라고 대답함.
"뭐 임마?"
"만원 식탁위에 올려놔. 정치인 이름 말했잖아."
"아니? 야 임마? 뭐 이새끼 지맘대로야?"
근데 뭐 사실상 이미 터진 게임이었음
어른들도 짱구굴려보니깐 정치이야기만 안하면 존나 개이득이었던거임
정치얘기 싫어하는 어른들도 있었고
그게 어려운것도 아니고
"야야 만원 올려놔. 딱좋네."
"이러면 회비로 가족모임 유럽여행도 가겠다"
다수가 그렇게 동의해버리니까 뭐 반박할수가 없었음.
삼촌이 제일 먼저 그렇게 희생됐고
그날 조건반사적으로, 혹은 취해서 실수로 정치인 이름, 정당이름 말한 어른들 전부 만원씩 올려놓게 됐음.
20만원 넘게 올라왔음. 몇몇분들은 현금 없다고 떼쓰길래 카드도 받는다고 가족모임용 계좌까지 꺼내버림.
그리고 그 다음 가족모임때 삼촌이 룰을 망각하고 한문장에 정치인 세명 넣어서말했다가
가족모임 시작하자마자 3만원 헌납함.
삼촌이 먼저 희생당해서 이 모임은 정치충에게 살얼음판이란걸 되새겨줌.
이후로 가족모임때 아무도 정치이야기 안함
댓글